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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한길 교회 소식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0-06-09 (화) 21:33 조회 : 69
“여러분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여러분에게 맡겨진 일이 무엇인지 조심스럽게 살핀 다음에 그 일에 몰두하십시오. 우쭐대지 마십시오. 남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저마다 창조적으로 최선의 삶을 살아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갈라디아서 6 : 4~5, 메시지)

지난주에 청년 두 명과 점심을 같이하고 차를 함께 했습니다.
한 명은 4년 차, 치킨집 사장님이고, 다른 한 명은 중, 고등학교서 체육 교사입니다. 

“목사님, 이 힘든 청소년 사역은 이제 그만좀 하시고 큰 교회로 가셔서 많은 분들에게 전처럼 좋은 말씀을 전해 주시는 사역을 하시면 어떼요?” 

전에 섬기던 교회는 수천 명 출석교회였고, 그 강단에 서서 말씀을 전하던 저의 모습이 그 청년들 보기에는 제법 폼이 났던 모양입니다. 반면 지금의 저의 살아가는 모습은 지지리도 궁상스러웠나 봅니다. 절 지지리도 궁상스럽게 보는 것은 청년들만은 아닙니다. 주변 선배 목사님들도 미국에서 유학하고 사역하면서 10년, 귀국 후 부목사 7년, 개척 담임목회 3년이면 그동안 훈련도 받을 만큼 받았으니 청빙 나오면 내보라고 성화입니다. 

하지만 마음이 선뜻 내키질 않습니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매년 5만여 명의 청소년들이 학업 중단 위기 가운데 있고, 이 중 2만 7천여 명은 부적응의 이유로 학교를 이탈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청주 기계 공업 고등학교 기계 설계과를 다니다가 적성이 도저히 맞질 않아 2학년 9월 2일 자로 자퇴를 하고 그해 다시 시험을 쳐 청주 인문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두 살 어린 동생들과 꼬박 3년을 같이 다니면서 질풍노도의 시절을 보냈습니다. 
이런 경험 탓인지 학교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부적응을 겪는 청소년들을 볼 때마다 그들의 심정이 이해가 되고 긍휼한 마음이 솟아납니다. 

또한 성경 곳곳에서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와 외국인을 항상 불쌍히 여기고 돌봐 주라고 하신 하늘 아버지의 말씀을 대할 때마다 교회는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막론 하고 항상 존재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고 섬기는 공동체가 되어야 하며, 이것이 신앙 공동체의 존재 이유와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전 믿는 바입니다. 
 
이런 열정과 사명감에 잇대어 오늘, 여기까지 왔지만, 어려움이 없진 않습니다. 세종시에 크고 작은 수백 교회가 있다지만 이런 위기 청소년들을 돌아보는 사역을 하는 교회는 우리 한길교회 외엔 없다는 자만심에 빠져 속으로 우쭐댈 때도 있고, 비슷하게 시작해서 소위 잘 나간다는 주변 목회자들과 저 자신을 비교하며 신세 한탄에 구돌장 내려앉듯, 마음이 푹 꺼질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이 길을 주님 허락하시는 그날까지 묵묵히 가고 싶습니다. 주님과 함께 이 길을 걸으며 제가 목회자로 이 세종시 땅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을 날마다 새롭게 발견하고도 싶고, 제 삶의 기쁨과 행복도 세월이 갈수록 깊어지는 오랜 장맛처럼 더 깊이 느껴 보고 싶습니다. 

하늘 아버지께서 바울을 통해 권면해 주신 것처럼 우린 저마다 
창조적으로 최선의 삶을 살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전 믿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는 주중에는 세종 대안 교육센터 가온누리 기관장으로 살아가는 것이 참 좋습니다. 개척교회 목사로 세상과 소통할 땐 주변 사람들이 으레 짐작으로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는 좀처럼 열어 주려 하지 않지만, 대안학교장으로 다가갈 땐 부담 없어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발적으로 찾아와 그간 자녀들로 인해 마음 고생했던 이야기들을 나누며 함께 울고 함께 웃기도 하면서 서로 가까워지고 나면, 날 사랑하사 날 위해 죽으신 주님께 받은 바 은혜와 사랑을 거리낌 없이 나눌 수 있어 참 즐겁고 행복합니다.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 제가 이런 즐겁고 신나는 삶을 누리며 살 수 있었던 데는 메릴랜드 중앙 침례교회 교우님들이 한몫을 단단히 하고 계십니다. 특별히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작은 교회들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에는 그 감사가 배가 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작은 교회지만 저희 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교회들을 돌아보며 나누며 베풀면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머나먼 땅에서 함께 한길 같이 걸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라고 기도하옵기는, 부디 하늘 아버지께서 그분의 선하심과 인자하심과 긍휼하심으로 30배, 60배, 100배 갚아 주시길 축복합니다. 


 2020. 6. 9. 
 여름의 문턱에서, 한길 교회 윤태원 목사 드림